fifty-fifty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다보니, 동영상을 만드는 요령들을 잘 가르쳐주는 동영상을 보게 되고, 내게 유용한 기술들을 찾아서 이러저리 탐색을 하다보니, 온갖 동영상이 알고리즘에 따라 저동으로 메인 페이지에 추천된다. 그러다가 문득 "fifty-fifty"라는 이름의 걸그룹 사태를 다루는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 번 보니, 관련 동영상이 수도 없이 추천되고, "동영상 제작 기술"에 더욱 관심이 있지만, 그럼에도 결국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 이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소녀들과 그 부모들의 어리석은 탐욕에 눈이 멀어, 세상의 법을 악용하여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던 것이다. 문제는, 걸그룹 아이돌이 되겠다는 아이들을 뒷받침해준 연예 기획사 사장은 천사처럼 선량하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쏟아붓고, 심지어 90세의 노모가 평생모은 9천 만원까지 가져다가, "피프티 피프티"라는 걸그룹을 육성하고, 결국 그들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이돌"이 되도록 만들었다는 "신화적인 스토리"의 주인공들이었다.
작은 규모의 연예기획사가, 데뷔 7개월 밖에 안 되는 어린 가수들을 "세계적인 수준"의 아이돌로 만들었는데, 아이들과 부모들이 "수백억원의 돈"을 단숨에 벌어들일 훨씬 더 큰 기회를 잡지 않으면 안 되고, 그토록 더 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지금껏 자기를 키워준 "은인"같고, 부모같은 "기획사"를 배신하고, 지금껏 자신들에게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박탈하고, 쪽박차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해서, 글로벌-슈퍼 스타가 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
착잡했다. 저 "걸 그룹" 구성원들과 부모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들어 뱀의 혓바닥처럼 혀를 놀려댔을 "사기꾼"같은 제3세력을 생각해서가 착잡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내 곁을 스쳐 지나갔던 어리석은 신학생들, 목사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신학생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잘못은, 탁월한 기량을 가진 목사들, 교수들을 찾아다니고, 돋보이도록 성장하는 교회들을 찾아다니며, 매의 눈으로 그 성장의 비결을 간파하고, 부지런히 자료를 수집하고 축적하는 것이다. 물론, 공부를 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선배들로부터 배우고 익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공부하는 그것이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다.
핵심은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수고"를 제대로 했는가? 누군가로부터 배웠으면, 그 댓가를 치렀는가? 어떻게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했는가? 이런 질문을 진지하게 자신에게 던지고, 혹시 자신이 남의 것을 훔치듯, 강탈하듯, know-how를 도둑질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해야 한다.
신학생이라면, 그리고 목회자라면, 혹은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러한 직분으로 부르셨다는 소명감, 그리고 그 소명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은사들을 풍성하게 주셨는지가 최대한의 관심사이겠지만, 그 소명보다도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어떻게, 얼마나 아는가?"에 있다.
내게 찾아와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다고 간절하게 청원하던 신학생들이 제법 있었다. 참 황송한 일이다. 하지만 내게 무엇인가 배울만한 것이 있다고 여겨, 반드시 배우겠다는 학생이 있으니 그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고, 그토록 배우고 싶다는 학생을 거절한 적이 없었다. 몇 년의 시간을 동고동락하듯이 가르치듯, 교제를 나누듯 하던 학생이 왜 내게 그것을 배우겠다고, 그렇게 배워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몇 번 있다. 처음에는 좋은 사역자가 되고 싶다는 답변이었는데,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공부에 대한 집요함이 더욱 커지면서 나온 답변은 "임원주 목사님을 이기고 싶다"는 것이었다. 속으로, 깜짝 놀랬다. 그것은 정말이지 두려운 일이다.
이런 사람, 이런 마음은 자신의 성공과 과시를 위해 주변의 모든 것을 희생시킬 사람이다. 결국, 그 사람은 나와의 관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그 책임을 내게 뒤집어 씌우고, 내게서는 배운 것이 없다길래 떠나보냈다. 몇 년 뒤에, 우연히 접한 지인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이단종파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회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 물질적으로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제법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복음을 전한다고 하지만, 그의 손과 발과 눈짓은 그 혀를 놀려 자신과 자기 가족의 왕국을 세우는 목사도 있다. 얼마나 멋지게 성공했는지, 주변의 부러움을 많이 산다.
하지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주여! 주여! 하면서 주의 이름을 높이고, 큰 교회를 세우고, 사람을 많이 모으면 가장 크게 기뻐하시는 분인가? 우리 주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발자취를 밟으며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고 순전하며 약자를 배려하고 돌보는 사람을 사랑하신다. 삿된 이익, 사사로운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을 싫어하시고, 반드시 뿌린대로 거두게 하신다.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삶, 거룩한 삶을 산다는 것은 "배은망덕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며, 그것은 자신이 어떤 도움을 받았든 그 도움에 합당한 값을 반드시 치르면서,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의 역사 및 연륜이란 것이 유럽교회에 비하면 대단히 짧고 보잘 것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아는 것이 있다. 자자손손, 대를 이어 복을 받을만하게 사는 것이란 어떻게 사는 것인지를 물어보면, 어렵지 않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간단히 압축하면 "착하게 사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성실하게 읽으면서,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성실하고 착하게 사는 것은, 성경을 모조리 암송하고 허구헌날 밤을 새워 기도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건한 일이며, 하나님께 상 받을 일이라는 것은 웬만한 신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이 드물다. 목사 중에서는 더욱 드문 것 같다. 평생을 살아온 목사조차도 은퇴에 직면해서는, 성경이 가르치는 것과는 상극의 길로 과감히 뛰어들어, 자신이 평생 설교한 것과는 반대길로 뛰어가는 이가 너무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나이드는 것이 무서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은망덕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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