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정확하게는 만 10개월 가량, 뉴스레터를 쉬었습니다. 서운해하시는 분들에게 먼저, 사과를 드립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3년, 9월 19일(화요일)에, 제가 속한 기독교한국침례회 정기총회 총회장 선거가 있었습니다. 이 날 선거에 낙선한 후보자가 불과 1주일만에 "총회장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안소송과 동시에 당선자 즉, 기독교한국침례회 제79대 총회장 당선자에 대해 "총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부에 신청했습니다.
그로부터 올해 제114차 정기총회(9.9~9.11)가 개최되기 전까지, 제113차 총회장 선거 당선자에게 모두 10건 가까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14차 정기총회 총회장 선거에 대해서는 모두 3건의 가처분 신청이 있었습니다.
제113차 총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는 제114차 총회장 선거에서는 "단독후보"가 되었으나,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단독후보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착석대의원 1073명이 투표하여 찬성 376표, 반대 688표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또 다시 낙선했습니다.
이에 낙선자는 다시금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총회장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물론, 본안소송을 병행 접수했고요. 이에 대한 변론기일이 10월 15일로 잡혔습니다.
제가 속한 총회에 대한 일련의 소송이기에, 관련된 사안과 총회규약, 선거관리위원회 규정 및 내규 등을 연구 분석하고, 몇몇 사람들과 토의하는 등의 일이 부과하는 압력을 12월 초순까지는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렵부터 복잡해지는 사안은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어려움이란 단순한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운 그런 어려움이 아닙니다. 깊이 검토해본 사안, 그리고 소송전략에 관한 제나름대로의 생각을 주기적으로 발송하는 뉴스레터에서 다루고자 하는 유혹(?)을 견뎌내고, 마치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무심하게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발송한다는 계산된 무심함을 이어가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게다가, 저는 같은 교단에 속한 박호종 목사에 대한 일반 성도의 탄원서와 '진리와 종교' 오명옥 기자가 박호종 목사와 그 TCC(더 크로스 처치)에 대한 비판 기사를 접한 뒤에, 이 문제에 대해 본 교단이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인식하여,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총회임원회에 제기했습니다. 총회임원회는 제 문제제기를 총회이단사이비 대책위원회에 이첩하여 엄중한 조사를 하도록 했습니다.
이 문제 또한 일정한 수준의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함구하며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많은 글을 주기적으로 쓰다보면, 주변에서 일어난 심각한 문제에 대해 제 나름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자칫, 개인적 관심이라는 틀 안에, 공적인 그러면서도 소송의 승패에 관련된 어떤 정보를 누출하게 될 수도 있기에 삼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교단의 여러 송사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난 듯,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제가 마땅히 하고자 했던 일을 다시금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쓰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글을 통해, 제가 다음 세대에 넘겨주어야 할 그 어떤 것들을 넘겨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과업을 적절하게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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