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7.]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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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의 여성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
한강, 53세의 여류 소설가, <소년이 온다>라는 대표작으로 이미 유명하다. 맨부커 상이라는 세계적인 명성의 문학상을 이미 수상했다. 그럼에도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으로, 온 세상, 정말이지, 온 세계가 들썩인다.
나는 문학을 모른다.
나는 신학적 글쓰기, 논리적 글쓰기, 법리적 글쓰기에 대해서는 나름 읽을 줄은 안다. 신학적 훈련이 되지도 않았으면서 신학자인 척하면서 쓰는 글과, 진지한 그러면서도 수준급으로 씌여진 글을 조금은 분간한다.
그래서 이단의 글, 정통 신학자의 글을 비교하기도 하고, 따지기도 하고, 혹독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신학자의 글이 살아있는 글인지, 죽은 글인지, 생명력이 고동치는 글인지, 생명력이 없는 미사여구에 불과한지를 따진다.
그러나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의 글은 그저 책을 읽지 않는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나는 문학가의 글을 비평하는 일을 왠만해서는 삼간다. 문학적인 글을 신학적으로 비평하고 인식하는 것은 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인식을 내 기억의 한 구석에 저장하는 것 역시 전적으로 나 자신만의 일이다. 그러나 그 내면의 작용을 밖으로 꺼내어 타인에게 누설하는 즉시, 나의 내적 인식을 나의 신학사상으로 표출하는 것을 뛰어넘어 문학적 빈곤을 초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된다. 한마디로, 문학에 무식함을 드러내는 순간을 내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다.
어떤 목사들은 여류소설가 한강을 좌파로 인식한다. 불온한 작가이며, 빨갱이에게 동조하는 불량한 인물로 인식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인식하는 것은 그 목사의 내면에서 작동하는 이성능력이다. 그런데 좌파라는 인식을 굳이 공공연하게 토설한다. 강력하게 발언한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토설하면 그는 강력한 우익 목사로서 인정받는 기쁨도 있겠지만, 실은 문학에 문외한 인간이 된다.
더군다나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스웨덴 한림원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발굴한 "세계 최고의 문학가"다. 스웨덴 한림원이 선정한 "노벨 문학상 수장자" 선정에 실패한 경우가 얼마나 될까? 스웨덴 한림원이 2024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자,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문학비평가들이 한마디씩 내놓는다.
한강이라는 세계적 평가를 받는 여류소설가를 배출한 그 토양,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비상하다. 한강의 작품을 원문으로 읽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한강의 문학성이 얼마나 깊고 오묘하고, 그 문장이 얼마나 절륜한지... 제대로 평가할 안목이 없다. 그러나 눈물이 난다.
우리 민족,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삶의 궤적을 읊은 문장이 이렇게 호평을 받고 주목을 받고 전 세계인의 관심이 된 적이 있었는가? 그런 날이 언제 올 것인지를 상상이나 했었던가?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는 덤덤했다. 그런데 그 뉴스를 반복할수록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날 정도로 한강이 고맙다. 치열하게 그 시대를 살았고, 슬픔과 한으로 눈물을 삼키며 공포 속에서도 삶을 버텨냈던 그들이 고맙다.
동포의 손에 생명을 잃고 나뒹글던 그 시체 혹은 시체들은 한강의 가녀린 손끝에서 생명을 부여받고, 세계인들의 감수성 속에서 인류가 존속하는 그날까지, 그 마지막 날까지 살아있게 되었다. 살아있는 역사 속에 박제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그 글자, 그 음과 뜻으로 구성된 문장 속에서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뭇사람들의 영혼을 울리고 고동치고 전진하게 만들게 되었다. 그래서 고맙다.
우리의 역사를 문학이 담아냈다면, 목사는 우리의 역사를 신학으로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교회가 살아남는다. 우리의 설교, 우리의 신학, 그 글줄 하나하나에 우리의 삶을 담아내고 삶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목사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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